일본어 転職은 한국어로 이직 — 전직·이직·퇴사 차이
같은 한자인데 왜 다르게 쓸까?
한국에서 '회사를 옮긴다'고 하면 이직(移職)이라고 한다. 일본에서는 같은 행위를 転職(てんしょく)이라고 한다. 둘 다 '직업을 바꾼다'는 뜻인데, 쓰는 한자가 다르다.
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.
이직 — 한국어 vs 일본어
| 한국어 | 일본어 | |
|---|---|---|
| 이직 | 移職 — 직장을 옮기다 (다른 회사로 가다) | 離職 — 직장을 떠나다 (퇴직, 실업 상태가 되다) |
한국어에서 '이직'은 移(옮기다)를 써서 '직장을 옮긴다'는 긍정적 뉘앙스다. 반면 일본어에서 '離職(りしょく)'은 離(떠나다)를 써서 '직장을 떠난다' = 퇴직·실업이라는 뜻이 된다.
한국인이 일본에서 "이직했다"고 말하면 상대는 "실업 상태가 됐다"로 이해한다. 완전히 반대.
전직 — 또 다른 함정
| 한국어 | 일본어 | |
|---|---|---|
| 전직 | 前職 — 이전 직장/직업 ("전직 교사") | 転職 — 직장을 옮기다 (이직하다) |
한국어에서 '전직'은 前(이전)을 써서 '이전 직업'이라는 뜻이다. "전직 교사"하면 "예전에 교사였던 사람".
일본어에서 '転職(てんしょく)'은 転(구르다, 바꾸다)을 써서 '직업을 바꾸다' = 한국어의 '이직'과 같은 뜻이다.
퇴사 — 또 하나의 함정
| 한국어 | 일본어 | |
|---|---|---|
| 퇴사 | 退社 — 회사를 그만두다 (퇴직과 거의 같은 뜻) | 退社 — 퇴근하다 (오늘 업무를 끝내고 회사를 나가다) |
한국어에서 '퇴사'는 '회사를 그만둔다'는 뜻이다. "오늘 퇴사했습니다"라고 하면 사직한 것이다.
일본어에서 '退社(たいしゃ)'의 1차 의미는 퇴근이다. "本日退社しました"는 "오늘 퇴근했습니다"라는 뜻. 물론 '회사를 그만두다'라는 의미도 있지만, 일상적으로는 퇴근의 뜻으로 훨씬 더 많이 쓰인다.
한국인이 일본 직장에서 "退社しました"라고 보고하면, 일본인은 "퇴근했구나"로 이해한다. 한국인은 "퇴직했습니다"라고 말한 줄 아는데.
정리: 같은 행위, 다른 단어
| 행위 | 한국어 | 일본어 |
|---|---|---|
| 회사를 옮기다 | 이직(移職) | 転職(てんしょく) |
| 직장을 그만두다 | 퇴직(退職) / 퇴사(退社) | 離職(りしょく) / 退職 |
| 퇴근하다 | 퇴근(退勤) | 退社(たいしゃ) / 退勤 |
| 이전 직업 | 전직(前職) | 前職(ぜんしょく) — 이건 같음! |
"前職"만 한일 동일한 의미다. 나머지는 전부 엇갈린다. 특히 "退社"는 한국어로는 '사직', 일본어로는 '퇴근'이라는 정반대 맥락이라 가장 위험하다.
왜 이런 차이가 생겼나
한국어와 일본어는 둘 다 한자어를 쓰지만, 근대 이후 각자 다른 방향으로 조어(造語)를 발전시켰다. 같은 개념을 표현할 때 어떤 한자를 선택하느냐가 달랐고, 그 결과 동일한 한자 조합이 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.
이런 '같은 한자, 다른 의미' 패턴은 false friends(거짓짝) 문제의 전형이다. 비즈니스 일본어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한 부분.
번외: 한국어에서 '전직'이 어색한 이유
한국어에서 '전직'을 '이직' 의미로 쓰면 상당히 어색하다. "전직했습니다"라고 하면 한국인은 거의 이해를 못 한다. '전직'은 한국어에서 오직 '이전 직업'이라는 뜻으로만 쓰이기 때문.
단, 예외가 하나 있다. 게임에서는 '전직(転職)'을 쓴다. RPG에서 캐릭터의 클래스를 바꿀 때 "전직한다"고 표현한다. 이건 일본 게임 용어가 그대로 들어온 것.
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오해 상황
상황 1: 전직
A (일본인, 한국인에게): 저 이번에 전직(転職)했어요!
B (한국인): 응?? 전직?? 무슨 직업으로? 전사? 마법사? (게임의 전직을 떠올림)
A: 아니, 회사 옮겼다고...
한국어에서 '전직'은 일상에서 거의 안 쓰이고, 게임(RPG 클래스 변경)에서만 익숙한 단어라 게임부터 떠오른다.
상황 2: 이직
A (한국인, 일본어로): 저 이직(離職)했어요!
B (일본인): 에? 실업...? 괜찮아요?
A: 아니, 좋은 데로 옮겼다고요!
상황 3: 퇴사
A (한국인, 일본 직장에서): 이만 퇴사(退社)하겠습니다.
B (일본인 동료): 네, 수고하셨습니다~ (퇴근인 줄 앎)
A: (짐 싸며) 그동안 감사했습니다.
B: ...응?! 그만두는 거야?!
세 상황 모두 같은 한자어를 썼는데 의미가 완전히 엇갈린다. 일본에서 일하는 한국인이 실제로 겪는 일이다.
핵심 포인트
한국어 "이직"(移職) = 회사를 옮기다 ↔ 일본어 "離職" = 퇴직/실업
한국어 "전직"(前職) = 이전 직업 ↔ 일본어 "転職" = 이직하다
"前職"만 한일 동일 의미. 나머지는 전부 엇갈린다
비즈니스 일본어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false friends 중 하나